며칠전 티비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이문세씨가 나왔습니다. 평소에 노래를 즐겨 듣는 편이 아니지만 이상하게 이문세씨의 목소리와 노래를 들으면 나의 행복했던 유년시절이 떠오릅니다. 주로 고등학교시절에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어도 좋았던 그 노래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문세씨의 노래를 듣다보면 지금은 고인이된 작곡가 이영훈씨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한때는 이문세씨의 앨범에 같이 찍은 사진도 나왔었지요.

 

이문세의 당당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목소리에 이영훈의 수줍고 소녀적인 감성의 가사와 멜로디가 무척 안어울릴것 같은데 이상하리만치 묘하게 어울려 80년대부터 심지어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문세씨의 그런 자신감있는 모습이 100% 좋지는 않았네요. 노래는 너무 좋은데 노래의 느낌과 이문세씨의 평소의 유쾌하고 능청스런 모습이 뭔가 어울리지 않다고 느꼈었지요. 그당시에 저는 10대였으니 뭔가 노련하고 능청스러울 정도의 말솜씨를 지닌 가수가 본인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감성적이고 소녀적인 노래를 한다는 것이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안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래는 너무좋아서 매일매일 들었었지요.




 어느순간부터는 아마 사춘기가 지나고 20대 시절이었을겁니다. 오히려 이문세씨의 인간적인 모습이 더 좋던 시절도 있어서  이문세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오후2시에 하는것도 챙겨 들었던 적도 있었지요.

 

 그렇게 나이가듦에 따라 20여년간 팬이 되었지요. 5년전 쯤엔 용산에서 하는 콘서트도 남편과 함께 갔었지요. 그순간 만큼은 정말 행복해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답니다.

 

 지금은 중학생인 딸도 이문세씨의 어린팬이 되었네요. 딸내미왈 " 이렇게 좋은 곡과 가사를 쓴 이영훈씨도 대단하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간결하고 덤덤한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하면 저는 "박진영이 공기반소리반 하는데 그게 이문세의 노래를 들으면 느껴진다"라고 말하지요.




 노래에 많이 등장하는 광화문, 덕수궁돌담길, 정동은 작곡가 이영훈씨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추억이 있는곳인데요. 저에게 있어서 그곳은 10대시절 라디오 공개방송을 보기위해 주말이나 주중저녁시간에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몇시간을 줄서서 기다리던 추억이 있는곳이네요. 같은 장소에도 이렇게 다른 추억이 있다는게 참 우습네요.


 최근 저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생겼는데요. 중학생인 딸이 이문세콘서트에 꼭 가보고 싶어하네요. 저도 또 한번 가고 싶었지만 조금 비싸서 망설였는데 딸램의 소원이니 제가 보호자의 자격으로 따라가서 같이 한번 보려합니다. 이번엔 중간고사기간이라 못같지만 내년엔 반드시 아니면 올해 11월즈음에 소원을 이뤄보도록 노력중입니다.

 몇년전에 티비에서 이문세씨가 부른 김장훈씨의 노래 나와 같다면을 들었습니다. 김장훈씨가 부른 나와 같다면도 참 좋지만 이문세씨가 부른 곡을 들으니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더군요. 담백한 목소리에 절제된 감정표현들이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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