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영어에 대해서 1.

 아이들 영어공부 시키기 위해 노력들 많이 하시지요? 솔직히 그렇게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만 당장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중의 하나이고 사회에 나갈때 공인점수를 얻어야 유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국어공부보다는 영어공부에 더 열을 올리지요. 


저는 워낙에 자유방임형 엄마라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은 가르치지 않았지요.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 반아이들이 영어학원이나 영어공부방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저도 아이에게 영어공부방을 권해보았지요. 마침 친한 친구가 다닌다고 하길래 같이 다니면 좋을것 같아서 아이에게 말했더니 자기는 나중에 3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배울때 열심히 하겠노라고 했지요. 


 걱정은 됐지만 고집이 강한 아이라 그럼 나중에 열심히 하고 네가 결정한 일이니 결과도 네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고 그냥 학교에서 하는걸로 결정했지요.


3학년이 되어서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데 영어는 중간기말고사를 아예 안보더군요. 그러니 애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아이에게 영어읽기를 가르치기 위해 영어로 된 명작동화와 부록으로 읽기CD가 들어있는 책을 샀지요. 


 조금은 무모하게 아이에게 무조건 읽으라고 했습니다. 당장 결과를 장담하긴 힘들지만 나중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죠. 다행히도 모르는 것은 많았지만 가르쳐주면 잘 따라는 하더군요. 하지만 별로 흥미있어 하지는 않았습니다. 


 평소에 ebs를 잘 시청하는 편인데 어느날 영어공부와 관련된 토론을 보게 되었습니다. 서울교대 교수님 성함은 기억나지 않지만 저에게 아이공부에 대한 확신을 주었지요. 


그분왈 일단 국어를 잘해야 하며 공교육을 믿고 그냥 따라 하라더군요. 영어는 외국어니까 발음은 중요하지 않다. 원어민이 들으면 유창한 외국인보다 못하는 사람이 더 좋아보이고 그 차이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만약 입시를 위한 영어라면 학교에서 수업을 따라하면 충분하다라고 하셨지요. 워낙에 서울교대의 교수님이니 아이들의 사례도 많이 접하셨을 테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씀을 하셔서 제가 갖고 있던 막연한 불안함이 사라졌습니다. 


 '그래! 일단은 책을 많이 읽고 국어실력을 키워야 나중에 영어 독해도 잘할수 있을 거야.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해도 따라잡는 것 순식간일 거야.'라고 저자신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세뇌했습니다. 


 초등학교때는 일단 시험을 안봤기 때문에 영어는 아예 신경을 안썼고 대신 아이에게 틈틈히 보는 쪽지시험은 최선을 다하라고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아이는 열심히 책을 봤지요. 주로 보는것은 학습만화였습니다. 너무 만화만 보는것 같아서 만화 5권당 장편동화1권을 보는걸로 약속을 정하고 한권씩 사주었지요. 

 

 작년에 드디어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반배치를 위해 영어와 수학등 주요과목에대해 배치고사를 봤습니다. 저는 저의 경험을 살려 아이에게 배치고사는 중요하지 않으니 적당히 보면 된다고 했지요. 아이는 조금 걱정이 되었는지 단권화 되어있는 문제집 한권만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배치고사 바로 이틀전이었습니다. 하루이틀 열심히 풀더니 영어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는 배치고사를 보고 오던 날 저에게 심각한 얼굴로 얘기하더라구요.

 

 "엄마, 영어는 아는게 거의 없어서 90%이상 찍었어"

저는 아이를 다독이며 남은 봄방학동안 열심히 해보자고 했지요. 저는 조금 후회가 되더군요. 워낙에 자신있게 잘해서 한번도 문제를 찍었다는 말을 한적이 없었는데 당황스럽기도 하고 애를 너무 놀게만 했나하는 생각에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은 무작정 학원을 보내기 보다는 집에서 공부하는걸로 결정을 했습니다. 마침 큰언니의 딸인 사촌조카와 같은 나이여서 언니에게 조언을 구했지요. 조카는 지난 6년간 열심히 영어학원을 다녔었고 발음이나 어휘면에서도 뛰어났었지요. 언니는 마침 조카가 ebs강의를 듣고 있으니 한번 들어보라고 권했습니다. 부랴부랴 서점에 가서 책을 샀지요. 예비중학생을 위한 문법책으로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에게 그걸 듣게 하고 저는 나름대로 자료수집에 들어갔습니다. 아이가 배치고사를 못본건 상관없는데 아이가 자신감을 잃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저는 아이에게 일단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고자 노력했죠.

 " ㅇㅇ아 엄마가 6개월안에 중3정도의 영어실력으로 키워줄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대신 넌 엄마를 믿고 열심히 따라와야 한다. 조금 힘들어도 참고 해야해.알았지?"


 남은 2월엔 ebs강의로 기초문법을 다졌습니다. 워낙에 아이의 실력은 없었지만 이해력이 빨라서 어느정도의 기초문법은 이해하고 넘어갔죠. 하지만 어휘가 문제더라구요. 저는 알아서 하니 잘할거라 생각하고 신경을 안썼던지라 아이가 어느정도의 어휘력을 갖고 있는지 관심도 두지 않았었거든요. 머리가 아팠지만 어쩌겠습니까? 6년간 다른 아이보다 열심히 놀았으니 이제 열심히 하는 수 밖에 도리가 없었죠.

 또한 아이를 제가 가르치기로 마음먹고 조금 방법을 달리 해봅니다. 보통아이들은 어린시절에 시작을 하니 기본파닉스부터 어휘를 한단계씩 올라갔을 테고 회화 위주였으니 듣기능력도 좋겠지만 우리 아이는 일단 파닉스자체는 건너뛰고 독해문제집을 통해서 본문에 나와있는 어휘와 본문의 내용을 반복해서 들음으로써 듣기능력을 높이기로 합니다. 내용이 길다보니 다음포스트로 넘겨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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