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가기가 무슨 재테크야?

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냥 우기면 되는 겁니다. 코스트코는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을 그대로 옮겨온 형태인데요. 저도 사실 한 6년 정도 부터 다닌 것 같아요. 친구한테 처음에 말로만 들었을 때에는 가보지도 못한 어메리칸 라이프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혔었죠. 대학다닐 때에는 콜라도 미제의 똥물이라며 거부하던 제가 많이 변했습니다.

 

 

 한 10년 전 쯤인 것 같네요. 친구가 양평동에 있는 코스트코 다녀온 얘기를 하면서 그곳에 가면 진짜 상상도 못할 크기의 피자가 만원이 안된다는 둥, 내가 좋아하는 치즈케잌이 한판에 만원밖에 안한다는 둥 별 희안한 얘기를 하면서 아무나 못들어 간다는식으로 자랑을 하더라구요.

line_characters_in_love-5

 아니 뭐 그딴곳이 다있나 했는데 연회비를 뭐 삼만오천원을 내고 카드를 발급받으면 1년동안 카드당 인원제한을 두고 출입을 엄격하게 한다고 하기에 처음엔 재수없기도 하고 돈도 아깝고 여러모로 좀 티꺼웠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 뒤로는 그런 별천지같은 곳을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었죠. 그로부터 몇년 후에 친언니가 일산에 살고 있었는데 집에 놀러갔더니 신기한 걸 보여 준다며 버터향이 나는 밀가루 같은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붓고는 숟가락으로 막 저었는데 그게 신기하게도 매쉬드 포테이토가 되는 겁니다. 너무 신기해서 어디서 샀냐고 물으니 코스트코에서 샀다고 하더라고요.

line_characters_in_love-7

 드디어 언니를 따라 코스트코를 구경갔지요. 처음 간 그곳은 정말 가보지도 못한 어메리카였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창고에 천장이 너무 높은데다가 큼직하게 몇미터씩 쌓아놓은 물건들...마트에서 쓰는 카트는 장난감이더군요. 아이둘도 태우고 짐도 넉넉히 실을만한 크기의 뚱뚱한 카트.. 난 시골서 막 상경한 시골뜨기마냥 그곳을 신기하게 둘러 보았죠. 평생 서울서 살면서 이런 어메리카스러운 곳은 처음이었네요. 그곳에 온 사람들은 왠지 넉넉해 보이고 좀 기름지달까? 아무튼 여유로워 보였지요. 막상 물건을 사려고 하니 한개씩 포장되어 있는 것은 없고 죄다 묶여있었고 가격도 후덜덜 장난이 아니더군요. 개별포장이면 몇 천원이면 살것을 한개만 집어도 일이만원이었으니까요. 푸드코트도 역시 어메리칸스타일ㅋㅋ  피자한판을 시키고 앉아 있었더니 언니가 조그만 기계를 연필깎이 돌리듯 돌려서 양파를 갈아오더라구요. 모든게 다 신기로왔네요.

 

 

 

 

 지금 생각하니 그시절이 너무 그립네요. 지금은 한달에 최소 두번은 가고 뭐가 어디에 있고 꼭 사야할 물건이 뭔지 잘 알지만요... 뭔가 두근거리는 설레임은 없네요..

아​무튼 코스트코가서 마트보다 싼 가격의 물건을 사오면 생활속의 재테크입니다. 일단 한번 다녀오는 것은 지루한 일상에서의 작은 즐거움이겠지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