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아이유 공식 트위터

 ‘사랑에 대해 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이는 자신의 모든 걸 바치겠다며 사랑을 외친다. 어떤 이는 이별 후에도 처절하게 붙잡으며 사랑을 말한다. 어떤 이는 사랑하면서도 미워한다 말하기도 한다. 이토록 수많은 사랑 고백 중 나는 아이유의 노랫말에서 볼 수 있는 그녀만의 표현 방법이 인상 깊었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2017년 발매한 아이유의 <밤편지>의 첫 노랫말이다. 반딧불을 보내는 것이 왜 사랑한다는 뜻인지 의아할 수 있다. 이 가사에 대해 아이유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는 밤에 잠을 잘 못 잘 때가 많아요. 저에겐 잠이 정말 소중하거든요. (중략) 근데 밤에 이 사람이 너무 보고 싶은 거예요. 전화해서 네가 보고 싶어혹은 사랑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너무 늦은 밤이라서 이 사람의 잠을 깨울 수가 없는 거예요. (중략) ‘내가 반딧불을 보내서 너의 창을 지켜서, 좋은 잠을 잤으면 좋겠어. 근데 생각해보니 이게 사랑인 것 같아.’ ”

https://www.youtube.com/watch?v=2QpoDWu5yjk

인터뷰에 대해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이 영상을 참고하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다며 사랑을 외칠 때 아이유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상대가 더 편히 쉬길 바라며 담담히 사랑을 고백한다. 적극적인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이런 화법이 답답해 보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나에겐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아이유는 열렬히 사랑하는 나 자신보다 사랑하는 상대방을 더 생각한 것이다.

 

 “I’ll be there 홀로 걷는 너의 뒤에. Singing till the end 그치지 않을 이 노래. 아주 잠시만 귀 기울여봐 유난히 긴 밤을 걷는 널 위해 부를게.”

 2019년 발매한 아이유의 <Love Poem>이라는 곡의 가사이다. 앨범 소개에 적힌 글과 이 노래의 가사를 같이 보면 아이유가 어떤 마음으로 이 곡을 써내려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이타성이란 그것마저도 이기적인 토대 위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홀로 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괴로워 재촉하듯 건넸던 응원과 위로의 말들을 온전히 상대를 위해 한 일이라고 착각하곤 했다. (중략) 염치없이 부탁하는 입장이니 아주 최소한의 것들만 바라기로 한다. 이 시를 들어 달라는 것. 그리고 숨을 쉬어 달라는 것.”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응원 한 마디조차 짐이 될까 아이유는 걱정한다. 그래서 짐이 될 말들을 거르고 또 걸러 아이유는 그 사람을 위한 노래와 숨을 쉬어 달라는 아주 간단한 부탁만을 남긴다. 이 노래는 더욱더 연인에게 국한된 가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 가족 또 다른 소중한 사람들에게 아이유는 어떻게 힘이 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유의 이러한 노랫말들을 보면 아이유가 누군가를 정말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겼다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사랑하는 나 자신에 심취해 울부짖는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흔한 사랑 노래와 다르다. 가삿말 한 글자, 한 글자를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많이 생각하며 썼다는 것이 많이 느껴졌다.

 아이유의 노래가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좋다 하는 이유에는 음색과 가창력, 좋은 멜로디와 반주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에는 음색과 멜로디에서 매력을 느꼈었다. 그러나 오래오래 노래가 사랑받고 계속 듣게 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런 가사의 세심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많은 좋은 노래를 불러낸 아이유가 앞으로도 보여줄 음악에 대해 많이 기대가 된다.

 56일 아이유가 방탄소년단의 슈가와 콜라보한 노래 <에잇(Eight)>이 나온다고 한다. 이 노래 또한 아이유가 어떻게 풀어내는지 많은 기대가 된다.

아이유 에잇 공식 사진 / 출처 아이유 공식 트위터

+ Recent posts